30개월, 혜림이 관찰기

1.
혜림이와 함께 집을 나서는 아침시간.
신발장에서 운동화를 신으려던 혜림이가 갑자기 서랍쪽으로 뛰어가더니만 가위를 꺼내든다.
그리고는 다시 앉아서 양말쪽으로~
"혜림아! 방금 뭐했어?"
"어... 이거 잘랐어"
하는데... 양말 목쪽으로 한 올 실이 올라와 있는 게 그대로다.
"아, 이거 자르려고 했던 거구나!"

엄마 먼저 찾지 않고, 저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는 기특한 모습.

2.
EM제를 담아 쓸 스프레이 용기를 사러 회사 앞 다이소에 갔다가
혜림이가 목욕할 때 재미있게 쓸만한 토끼인형 스폰지(?)도 하나 구입했다.
퇴근 후 상봉한 우리 모녀.
"혜림아! 엄마가 혜림이 줄 선물하나 샀다~"
"이야~~(두 주먹을 꼭 쥐고는 제자리에서 깡충깡충~ 혜림이가 더 토끼스럽다)"
"짜잔~"
"(두 눈이 잠시 휘둥그레지더니 곧) 엄마! 이거 얼마예요?"

돈에 대한 개념이 생긴것일까? 그냥 생각없이 물어본걸까?

"음... 이거? 천오백원이야."

3.
어린이집에서 집으로 곧장 오는 법이 없는 혜림.
집 앞에 있는 놀이터는 기본으로 들려줘야 한다.
서울에 다녀오는 무리한 일정으로 지난 밤 수면이 부족했던 나.
"혜림아~ 오늘은 그냥 집에 가서 쉬면 어떨까?"
"엄마! 그네 딱 한번만 타고 가자. 응?"
"정말 그네 딱 한번만 탈거야?"
"아니, 그네 한 번이랑, 미끄럼틀 두 번이랑..."

엄마를 설득하는 화법을 습득한 혜림.
힘들어도 혜림이 때문에 놀이터로 고고씽이다~^ㅁ^

by sunny | 2009/06/24 17:05 | 혜림이랑~ | 트랙백 | 덧글(6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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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SP at 2009/06/24 17:29
우리 조카도 요즘 저를 설득하기도 하고, 가끔은 제가 헷갈릴정도의 논리를 구사하기도 하고. 이런속도로 뇌가 발달하다가는 천재가 아니라 날 잡아먹을듯한 ㅋ 건강하고 착하게 자라면 좋을 것 같아요. ㅋ
Commented by 올리브 at 2009/06/25 00:37
똑똑한 혜림이 어떻게 자랄까 너무 궁금해..
밑에 사진 보니 불과 몇달 사이에 못알아볼만큼 컸네.
애들은 정말 쑥쑥 자라나봐.. ㅋ
옆에서 보면 낳기만 하면 알아서 클 것 같은데.. 물론, 실제는 그 반대겠지?
Commented by redbicycle at 2009/06/25 12:17
혜림이 다 컸구나~ㅋㅋ
Commented by 헷니 at 2009/06/25 16:57
혼자서 하려하고 대견스럽다... 수빈이는 해달라고하는데.... ㅠㅠ
똑소리나는 혜림이네~ 큰인물되겠어.... ^^
Commented by at 2009/06/27 01:57
이거 얼마예여.....
엄마나 아빠도 모르는 사이 혜림이 앞에서 많이 쓰시는 얘기는 아닐까요??
아님.... 최근에 유치원에서 '이거 얼마예여?'를 배웠나??
Commented by sunny at 2009/06/27 23:42
to. SP
ㅎㅎㅎ
삼촌의 피가 어느 정도 흐르는 이상 분명,
삼촌을 능가할텐데 말이지요. 긴장하셔야겠습니다. ^^

to. 올리브
생각하기 나름이겠지?
나는... 내가 키웠다는 생각보다는 혜림이가 커 준다는 생각이 더 강한데...
몰겠어. 엄마란 참 이상도 하지. 그렇게 힘들게 자식 위해 살면서도 자식 생각하면 늘 미안하기만 한건 왜인지... 이제, 자기도 엄마가 될터이니 머지않아 그 마음 공감하겠지?

to. redbicycle
나 다 키운거야? ㅎㅎ

to. 헷니
수빈이는 혼자서 하는 시기를 지나서 그런거 아니야?
혜림이도 좀 더 지나면 나보고 막 시킬 것 같아.
물 떠와라~ 신발 신켜줘라~~^^

to. 롬
그런가?
뭐... 배워서 나쁠 건 없겠지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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